로마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았다 – 영원한 도시의 탄생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말, 한 번쯤 들어보셨죠? 저도 처음엔 그냥 유명한 속담이려니 했는데, 로마 역사를 공부하다 보니 이 말이 단순한 과장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로마는 정말로 세상의 중심이었던 도시였거든요. 한 번도 가본 적 없어도, 이름만으로 가슴이 두근거리는 도시. 오늘은 그 로마가 어떻게 시작됐는지, 처음부터 차근차근 풀어볼게요.

로마 역사 포로 로마노 유적

늑대가 키운 아이들 — 로마 건국 신화

고대 로마 역사는 신화에서 시작됩니다. 기원전 753년, 로물루스와 레무스라는 쌍둥이 형제가 로마를 세웠다는 이야기인데요. 이 두 형제, 태어나자마자 티베르강에 버려졌다가 늑대의 젖을 먹고 살아남았다고 합니다. 지금 들으면 황당한 이야기 같지만, 로마 사람들은 이걸 진심으로 믿었어요.

로마 건국 신화에서 흥미로운 건, 형제가 도시를 세우는 과정에서 싸움이 벌어진다는 점입니다. 어디에 도시를 세울지를 두고 다투다가 결국 로물루스가 레무스를 죽이고 혼자 도시를 세웠거든요. 로마의 시작이 형제간의 비극이었다니, 역사는 참 드라마틱합니다.

물론 이건 신화입니다. 실제로 로마는 기원전 10세기경부터 팔라티노 언덕 주변에 작은 마을들이 하나둘 모이면서 형성됐어요. 늑대가 아이를 키웠다기보다는, 여러 부족이 모여 하나의 공동체를 이룬 것이 로마의 진짜 시작이었습니다.


왕을 몰아낸 사람들 — 로마 공화정의 탄생

초기 로마는 왕이 다스리는 나라였습니다. 그런데 기원전 509년, 로마 시민들이 왕을 내쫓고 새로운 정치 체제를 만들어냈어요. 바로 로마 공화정입니다.

공화정이 뭔지 간단히 설명하면, 한 사람이 독단적으로 결정하는 게 아니라 선출된 대표자들이 함께 나라를 운영하는 방식이에요. 지금 우리가 사는 민주주의 사회랑 비슷한 개념입니다. 놀랍게도 약 2,500년 전에 이미 이런 생각을 실행에 옮긴 거죠.

공화정 시절 로마엔 ‘집정관’이라는 최고 지도자가 두 명 있었는데, 임기가 딱 1년이었습니다. 아무리 능력 있어도 1년이 지나면 물러나야 했어요. 권력이 한곳에 집중되는 걸 막기 위한 장치였죠. 지금 봐도 꽤 현명한 시스템이죠?

이 공화정 체제 아래서 로마는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이탈리아 반도를 통일하고, 지중해 주변 나라들을 하나씩 정복해나갔어요. 작은 도시 국가가 거대한 제국으로 나아가는 기반이 바로 이 시기에 만들어진 겁니다.


돌 하나하나에 역사가 새겨진 곳 — 포로 로마노

로마를 여행한다면 절대 빠질 수 없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포로 로마노예요. 이탈리아어로 ‘포로(Foro)’는 광장이라는 뜻인데, 포로 로마노는 말 그대로 ‘로마의 광장’이라는 의미입니다.

지금은 기둥 몇 개와 돌무더기만 남아있어서 처음 보면 ‘이게 뭐지?’ 싶을 수도 있어요. 저도 사진으로 처음 봤을 때는 솔직히 좀 실망스러웠거든요. 그런데 이 돌들이 품고 있는 이야기를 알고 나면 완전히 달라집니다.

포로 로마노는 기원전 7세기부터 로마의 정치, 경제, 종교의 중심지였습니다. 원로원 의원들이 나라의 미래를 두고 토론하던 곳, 로마 시민들이 모여 열변을 토하던 연단, 개선장군들이 승리를 자축하며 행진하던 길 — 이 모든 것들이 저 돌 사이에 담겨 있어요.

줄리어스 시저가 암살당한 것도 이 근처였고, 고대 로마의 주요 신전들이 즐비했던 곳도 여기입니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가이드 없이 그냥 천천히 걸어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감동적인 곳이에요.


500년을 버텨온 제국의 비결 — 고대 로마가 위대한 이유

고대 로마가 그렇게 오랫동안 강대한 제국을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은 뭘까요? 저는 세 가지가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는 도로입니다. 로마는 정복한 땅마다 곧장 도로를 깔았어요. 총 길이가 무려 40만 킬로미터에 달했다고 하는데, 이 도로 덕분에 군대가 빠르게 이동하고, 물자가 원활하게 유통됐습니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말이 바로 여기서 나온 거예요.

두 번째는 입니다. 로마는 가는 곳마다 자신들의 법을 적용했는데, 이 법이 꽤 합리적이었어요. 정복당한 사람들도 로마법 아래에선 일정한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었거든요. 지금 유럽과 세계 각국의 법 체계가 로마법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세 번째는 포용력입니다. 로마는 정복한 민족의 신도 받아들이고, 능력 있는 외국인에게도 시민권을 줬어요. 황제 중에 스페인 출신도 있고, 아프리카 출신도 있었습니다. 다양성을 받아들인 제국이었던 거죠.


로마를 공부하고 나서 드는 생각

솔직히 말하면, 저는 아직 로마에 가본 적이 없습니다. 언젠가 아이들 손 잡고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은 늘 하는데, 지금 당장은 형편이 여의치 않네요. 그래서 일단 공부라도 열심히 해두자 싶어서 이렇게 글을 쓰게 됐습니다.

로마 역사를 파면 팔수록 느끼는 건, 인간이 만들어낸 것들이 얼마나 대단한지입니다. 2,000년 전 사람들이 쌓아올린 건물이 지금도 남아있고, 그들이 만든 법과 제도가 오늘날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으니까요. 그 돌 하나하나가 그냥 돌이 아니라, 수천 년 전 사람들의 땀과 이야기가 담긴 기록이라는 걸 생각하면 괜히 마음이 뭉클해집니다.

로마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 긴 시간의 흔적이 지금도 고스란히 남아있는 도시, 그게 바로 로마가 ‘영원한 도시’라고 불리는 이유가 아닐까요.


다음 글에서는 동서양의 교차점, 이스탄불의 역사를 함께 걸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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